완벽한 계획표를 세웠다.
시간 단위로 정리된 일과, 깔끔하게 분류된 우선순위.
그런데 세상은 언제나 ‘계획 외’의 일로 우리를 시험한다.
지각, 예기치 못한 호출, 갑작스러운 피로, 감정의 요동…
삶은 매번 내가 짠 계획보다 한 걸음 더 빠르거나 느리다.
그럴 때마다 마음은 무너지고,
나는 다시, 질문을 꺼낸다.
"이럴 거면 왜 계획했지?"
계획은 지도일 뿐, 길은 언제나 다르게 열린다.
사람들은 말한다.
계획을 세우면 성공에 가까워진다고.
시간을 쪼개고,
일정을 정리하고,
모든 것을 예측하고 대비하라고.
그래서 나도,
계획을 세웠다.
새벽 7시에 일어나고,
오전엔 집중 업무,
오후엔 미팅,
저녁엔 운동과 독서.
그런데 눈을 뜨자마자 체력이 바닥이었고,
첫 번째 회의는 연기되었고,
갑작스러운 전화에 모든 스케줄이 무너졌다.
처음엔 불안했고,
그다음엔 자책했고,
마지막엔 모든 걸 내려놓고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리고 알았다.
계획이 무너지는 순간에도,
삶은 흐르고 있다는 것을.
그 흐름 속에는 계획보다 더 많은 우연과 발견이 숨어 있다는 것을.
완벽히 정돈된 하루만이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삶은 어쩌면 ‘계획대로 되지 않는 순간’을 어떻게 감당했느냐에 따라
더 많이 우리를 자라게 하는 것일지 모른다.
계획이 틀어졌을 때, 나는 무엇을 가장 먼저 포기하는가?
728x90
'슬기로운 탐구생활 > 나를 정리하는 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High Impact, High Usage :존재의 효율을 묻다 (3) | 2025.06.18 |
---|---|
허브(Hub) & 스포크(Spoke) 전략: 허브는 머무는 곳이 아니라 흘러가는 마음의 터미널이다. (0) | 2025.06.16 |
📘 [나를 정리하는 법] # 8 :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 - Story Mapping, 삶을 다시 그리는 지도 (3) | 2025.06.11 |
📘 [나를 정리하는 법] # 7 - 내가 계속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Kano 모델, 만족을 구성하는 다섯 가지 얼굴 (2) | 2025.06.09 |
📘 [나를 정리하는 법] # 6 - 가끔은 손해 보는 게 이득일 때- Cost-Benefit Analysis, 계산이라는 이름의 직관 (2) | 2025.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