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일상의 단상/🔵오만가지

🍎 Less is More - 덜어낼수록 더 멋지다는 착각

by senpebble 2025. 7. 15.
728x90

"Less is More."

이 얼마나 잘 포장된 문장인가.
짧고,
세련되고,
명쾌하다.
 
마치 한 입 베어 물면 속까지 달콤할 것 같은 사과 같다.

하지만 이 말은 언제나,
그리고 여전히 가진 자들의 언어다.
 

비워낸 척, 그러나 여전히 꽉 찬 욕망의 방


 
모든 걸 다 가져본 이들은 말한다.
"이제는 덜어낼 때야."
마치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며, 
"조금 더 단순해져도 돼"라고 속삭이는 듯하다.
 
하지만 정작 그 말을 듣는 이들은 아직 산 기슭에서 돌 하나 더 쌓고, 
한 모금의 물이라도 더 얻으려 애쓰고 있다.

"Less is More"라는 말은 그래서 때로 위선처럼 느껴진다.
 



세상은 늘 더 많은 것을 원한다. 
아니,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원한다고 배워왔다.

그런데 어느 순간, 
어떤 이들이 말하기 시작한다.
 "덜어낼수록 더 멋지다."

그 목소리는 간결하고,
고급지고, 
심지어 위로처럼 들린다. 
 
하지만 그 안에는 보이지 않는 계급과 구획이 숨겨져 있다.
 

아무것도 없는 방에 한 점의 그림, 
한 벌의 의자, 
한 잔의 차.
그 단순함은 매혹적이다.
 
그러나 그것은 단순히 물건을 줄였기 때문이 아니라,
이미 충분히 누려본 사람이 선택한 여유 때문이다.

‘덜어낼 것’조차 없는 이들에게 "Less is More"는 허무하게 들린다. 
 
그것은 마치, 
따뜻한 집에서 겨울 산행을 떠난 이가 
"추위 속에서 삶의 본질을 느껴보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듣기 좋지만, 
실감나지 않는 이야기.

절제라 쓰고, 은근한 우월이라 읽는다.

 

"Less is More"는 결국 새로운 멋의 언어다. 
 
시대가 변할수록 사람들은 새로운 스타일을 찾고,
 더 고급스러운 ‘가난한 척’을 갈망한다. 
 
예술가, 학자, 디자이너, 
그리고 무수한 셀럽들이 이 구호를 들고 나온다. 
 
그들은 복잡함을 버렸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복잡함을 다 경험해 본 뒤에야 그것을 덜어낼 수 있었다.

그렇게 "덜어내는" 것은, 
새로운 형태의 과시이자, 
또 다른 권력의 형태가 된다.
 

물론, 그 속에 진짜 자유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자유는 누구나 쉽게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Less is More." 이 한 줄은 여전히 멋지다.
그러나 나는 가끔,
이 문장을 외치는 사람들의 눈동자 속에서 빛나는 묘한 허세를 본다.

덜어낸다고 해서 곧장 자유로워지진 않는다. 
가벼워진다고 해서 반드시 행복해지지도 않는다.
어쩌면 이 문장은 우리 모두의 욕망을 비틀어 웃고 있는 아이러니일지도 모른다.
 
 


검고 흰 경계 속에 숨어 있는, 미묘한 자만심



"Less is More."
아름답지만, 위험하다.
간결하지만, 교활하다.

모두의 것이 아닌, 
일부만이 즐길 수 있는 무대 장치 같은 문장.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언젠가 이 문장을 곱씹게 된다.

삶이 너무 무거워질 때, 
혹은 이미 너무 가득 채웠다고 느껴질 때.

그때조차도, 
이 문장은 결국 또 하나의 스타일이 된다.

그게 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