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단을 오르다 숨이 차오를 때, 문득 내 몸이 거대한 발전소처럼 느껴진 적이 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온몸에서 열기가 솟구치는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내 안에는 수백 조 개의 작은 별들이 빛나고 있다는 것을.
미토콘드리아 - 세포 속 작은 발전소. 교과서에서는 그저 '세포의 에너지 공장'이라고 단순하게 설명하지만, 이 콩팥 모양의 작은 소기관은 우리가 숨 쉬고, 걷고, 사랑할 수 있게 하는 모든 에너지의 근원이다. 어머니로부터만 물려받는다는 이 신비로운 유산은, 우리를 태곳적부터 이어온 생명의 연쇄로 연결한다.
우리는 미토콘드리아의 숙주인가, 동반자인가?

새벽 러닝을 하다가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심장이 미친 듯이 뛰고,
다리가 후들거린다. 바로 이 순간,
내 몸 속 미토콘드리아들이 총동원령을 받는다.
그들은 산소를 게걸스럽게 삼키고 ATP라는 에너지 화폐를 미친 듯이 찍어낸다.
나는 그 화폐로 한 걸음 더 내딛는다.

어렸을 때는 미토콘드리아가 그저 시험 문제에 나오는 단어였다.
세포 그림에서 콩팥 모양을 찾아 동그라미 치는 것이 전부였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이상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내가 움직일 때마다,
생각할 때마다,
심지어 잠들어 있을 때조차 이 작은 것들이 쉬지 않고 일한다는 사실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더 놀라운 건 이들이 원래 우리 것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수십억 년 전,
한 세포가 다른 생명체를 삼켰고,
삼켜진 생명체는 반항하는 대신 공생을 택했다.
그렇게 시작된 동거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우리는 태어날 때부터 이미 공동체였던 것이다.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별빛이 수만 년을 달려와 내 망막에 닿는다.
그 순간,
내 망막 세포의 미토콘드리아가 그 빛을 감지하기 위한 에너지를 만든다.
우주의 별빛과 내 안의 별빛이 만나는 순간.
어쩌면 우리는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 우주를 품고 태어난 것인지도 모른다.

어머니가 준 선물 중 가장 오래된 것이 미토콘드리아다.
아버지의 정자에도 미토콘드리아가 있지만,
수정 과정에서 모두 파괴된다.
오직 어머니의 것만이 살아남아 새 생명에게 전해진다.
그래서 내 미토콘드리아는 어머니의 것이고,
어머니의 것은 외할머니의 것이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면 모든 인류가 하나의 여성,
'미토콘드리아 이브'에게 닿는다.

가끔 피곤할 때,
나는 내 안의 미토콘드리아들에게 미안해진다.
밤을 새우고,
과식하고,
운동을 게을리할 때마다 그들은 더 힘들게 일해야 한다.
그들은 불평 한 마디 없이 묵묵히 에너지를 만들어낸다.
마치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는 어머니처럼.
우리는 모두 걸어 다니는 발전소다.
아니,
걸어 다니는 은하수다.
수십 조 개의 미토콘드리아가 각자의 빛을 내며 나라는 우주를 밝힌다.
지하철에서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생각한다.
저 사람 안에도 수십 조 개의 별들이 빛나고 있겠지.
우리는 서로의 은하수를 모른 척 스쳐 지나간다.
오늘도 숨을 쉰다.
한 번의 들숨에 산소가 폐로 들어가고,
혈액을 타고 온몸의 세포로 퍼진다.
미토콘드리아들이 그 산소를 받아 에너지를 만든다.
그 에너지로 나는 이 글을 쓰고,
당신은 이 글을 읽는다.

어쩌면 삶이란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내 안의 작은 별들이 빛나는 동안,
그 빛으로 세상에 작은 흔적을 남기는 것.
미토콘드리아가 묵묵히 제 일을 하듯,
나도 내 자리에서 작은 빛을 내는 것.
숨이 차오를 때마다 나는 깨닫는다.
내가 살아있다는 것을.
내 안의 수십 조 개의 별들이 지금 이 순간에도 빛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언젠가 이 별들이 모두 꺼질 때까지,
나는 이 빛을 아껴 쓰며 살아가리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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