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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단상/🟢시대공감

❓아이에게 물어보지 못한 한 문장, "오늘 무슨 생각을 했어?"

by senpebble 2025. 7. 11.
아이들이 자라 학교를 떠나고, 어느새 세상에 홀로 서 있는 모습을 바라본다. 그제야 깨닫는다.
나는 너무 오랫동안 '무엇을 아는가'에 집착하며 아이를 키워왔다.
시험 점수, 대학 이름, 학원 스케줄. 지식은 넘쳤지만, 그 아이의 생각은 어느 틈에 묻혀버렸는지 모른다.


이제야 말할 수 있다. 나는 지식을 가르치지 않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AI가 모든 정보를 대신해주는 지금, 더욱 절실히 느낀다.
진짜 중요한 것은 지식이 아니라, 질문을 품는 힘이었다는 것을.

 

사유의 씨앗을 심지 못한 나에게 보내는 편지

 

망설임 속에서 피어나는 작은 불빛, 그것이 진짜 질문이다.

 


아이들이 한창 자라던 그 시절, 

나는 늘 이렇게 물었다. 

"오늘 학교에서 뭘 배웠어?" 그리고 아이는 교과서 내용을 줄줄 읊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스스로 좋은 부모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지금 돌아보면, 

그 질문이 아이의 마음을 얼마나 좁게 가두었는지 깨닫는다.

 

"오늘 무슨 생각을 했어?"라고 물었다면,

아이는 스스로의 감정과 호기심을 이야기했을 것이다.

 


AI가 수많은 문제를 풀어주는 지금, 

정답은 너무나도 값싸졌다. 

 

오히려 값진 것은 그 문제를 바라보는 시선,

 그 시선 뒤에 숨은 고민과 망설임이다. 

 

그걸 키워야 했다.

 


나는 아이가 책상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며 한참을 멍하니 있을 때,

"시간 낭비하지 말고 공부해!"라고 재촉했다.

 

하지만 그 순간이야말로 아이의 마음에 씨앗이 자라나는 시간이었다.

답은 금세 잊히지만, 질문은 마음 속에 천천히 숲을 만든다.

 


나는 지식을 가르치는 데만 집중했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은 잊었다. 

 

그 결과, 아이는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지만, 

그 안에서 자신만의 길을 묻는 법을 늦게 배우게 됐다.

 


지금, 이미 어른이 된 아이들을 보며 문득 이런 상상을 한다. 

 

만약 내가 지식 대신 질문을 건넸다면, 

그 아이는 더 오래 헤매더라도 자기만의 별을 찾지 않았을까?

 


AI는 앞으로 더 많은 지식을 가져다줄 것이다. 

그러나 아이의 생각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다. 

 

생각은 느리고 아프며, 

동시에 가장 인간적인 행위다.

 


이제야 고백한다. 

 

나는 지식을 가르치지 않고,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고 싶었다고. 

 

그 늦은 고백이 지금이라도 누군가의 질문이 되기를, 

그리고 그 질문이 또 다른 누군가의 숲을 자라게 하기를 바란다.

 

사라진 답 사이에 남은 희미한 흔적, 그것이 사유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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