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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단상/🔵오만가지

걷다 보면 알게 되는 것들 - 방향을 잡는 건 언제나 시작의 몫이다

by senpebble 2025.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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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은 느려도, 방향을 잡는 건 언제나 시작의 몫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등산을 좋아하게 되었다. 거창한 산은 아니다. 집 근처의 낮은 산, 오르내리기에 좋은 가벼운 경사. 그런데 이상하게도 매번 느끼는 게 있다.
초입이 가장 힘들다.
발걸음은 가볍지만 다리는 무겁고, 숨은 쉬운 듯하면서도 가쁘다.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할 즈음, 다리가 아우성치기 시작한다. 그 고비만 넘기면 몸은 이상하리만치 가뿐해지고, 어느새 정상 가까이 다다라 있다.
이 현상은, 생각해보면 인생의 많은 시작과 닮아 있다.

 

 

처음에는 쉽게 느껴졌다.


가벼운 발걸음, 바람을 가르며 올라가는 상쾌함.

그러나 몇 걸음 지나지 않아 다리가 무겁다.

숨이 가빠온다.

평탄한 길은 끝났고, 슬슬 경사가 시작된다.

그 순간 깨닫는다.
"아, 오늘도 만만치 않겠구나."

 

 

이상한 것은, 그때가 가장 힘들다는 것이다.

 

정작 길이 가팔라지고 땀이 흐르고, 신발 안이 축축해질 즈음에는 오히려 덜 힘들다.

몸이 리듬을 찾기 시작한 것이다.

심장이 박자에 맞춰 뛰고, 다리는 고통을 넘어 자동으로 앞으로 나아간다.

의식이 흐려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또렷해진다.

주변의 바람 소리, 나뭇잎 부딪는 소리, 내 발끝에 밟히는 자갈들.

그 모든 것이 선명해진다.


그러다 문득, 정상 부근에 다다랐음을 안다.

 

 

어쩌면 우리 인생도 이렇지 않을까.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처음에는 설렘이 앞선다.

 

하지만 곧 익숙하지 않은 고통이 밀려온다.

몸과 마음은 버겁고, 결과는 보이지 않는다.


그때 많은 사람들이 포기한다.
‘이건 나한테 맞지 않아’,
‘내가 할 수 있을까’,
‘이 길이 맞는 걸까’.

 

 

하지만 참는다면,

조금만 더 버텨낸다면,

리듬이 온다.

 

몸이 적응하고 마음이 자리를 잡는다.

고비를 넘긴 뒤에는 어느새 목표에 다가서고 있다.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은 단지 낙관이 아니다.

 

시작의 고통을 이겨냈을 때,

이미 절반의 길을 걷고 있다는 사실이다.

 

 

등산길의 초입처럼,

일의 시작도,

사랑의 시작도,

꿈의 시작도 가장 힘들다.

 

그러나 그 초입을 넘긴 이에게만 정상의 바람은 불어온다.

 

 

나는 오늘도 작은 산을 오른다.

 

처음엔 무겁고,

중간엔 아찔하고,

끝에는 웃게 된다.


그리고 내 삶의 모든 시작 앞에서도 이렇게 중얼거린다.

 

 

"조금만 더. 고비를 넘기면, 나는 분명 달라질 거야."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시작에 몰려오고, 포기할 수 없는 마음은 끝에 다다른다